여의도로 이사온지 벌써 3년차로 접어들었다. 회사 생활을 여의도에서 한지는 10년도 넘었지만, 브런치 레스토랑을 다니기 시작한건 이사오고 난 후 부터이다. 그전에는 압구정, 한남동 등지로 브런치 레스토랑을 찾아다녔는데 이제 힘도 들고 하여 자꾸 이 섬안에서 모든 걸 해결하게 된다. 아~ 나의 게으름이여~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호텔이나 유명 카페 체인들이 여의도로 속속 입성하면서 강남 못지 않은 브런치 레스토랑이 속속 생겼다는 것이다. 수년간 발품을 팔며 발굴한 여의도 최고의 브런치 레스토랑 6선을 엄선해 소개해 보기로 한다.
추천 1. 쉬크한 유기농 브런치, 르 브런쉭
르 브런쉭(브런치를 쉬크하게 먹자는 뜻)은 원래 가로수 길에서 인기 몰이를 한 식당인데 IFC에 2호점을 냈다. 이름만 보면 그저 가벼운 브런치 정도만 파는 식당으로 알기 쉽지만 알고 보면 제대로 된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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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인기 메뉴인 에그 베네딕트 외에 프렌치 토스트, 샌드위치, 오믈렛, 팬케이크, 스파게티 등이 주요 메뉴이다. 천연 조미료와 신선한 유기농 야채만을 사용하는 그야말로 제대로된 '착한' 브런치 레스토랑이다. 그래서 자칫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심심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사장님이 재료를 산지에서 직송에서 제공한다고 하니 건강에는 참 좋을 것 같다.
20여 가지에 달하는 브런치메뉴는 1만 4천~1만 9천원선으로 만만한 가격은 아니지만 주말에 시간 구애없이 종일 브런치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올데이 브런치'가 제격이다. (오믈렛은 3시까지 판매) 이 집의 특색은 '복분자'소스이다. 프렌치 토스트와 팬케이크에 듬뿍 올려져 나오는 복분자 소스의 향이 무척 신선한 느낌이 든다. 폭신폭신한 빵의 부드러운 프렌치 토스트는 맛있고 비주얼 쩌는 팬케이크 위에는 서양배와 아이스크림, 블루베리 소스가 토핑되어 있다. 점심에는 샌드위치와 스파게티를 샐러드와 커피 포함해 세트로 각각 12,000원, 18,000원에 제공해 여의도 직장인들에게도 인기다.
추천 2. 메리어트 호텔 1층 프랑스식 브런치, 브리오슈 도레
주말에 번잡한 곳 말고 조금은 격식이 있는 곳에서 브런치를 먹고 싶을 때 가는 브리오슈 도레(Brioche Dorée)는 집에서 가까워 가벼운 차림으로 브런치를 먹을 수 있는 몇 안되는 곳 중 하나다. (물론 가격은 그리 가볍지 않지만 ㅠ)
2013년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 1층에 프랑스 제빵 브랜드인 브리오슈 도레(Brioche Doree) 1호점이 들어서고나서 바케뜨빵과 커피가 맛나다는 소문이 여의도에 파다해졌다. 오전 타임의 한적한 분위기, 오후 무렵 통창으로 비치는 햇살, 맛있는 빵과 디저트가 있는 곳. 가족간의 브런치, 친구와의 만남 시 자주 찾는데 배려를 받는 서비스가 맘에 든다. 서빙하는 직원들이 하나같이 훈남 ^^ 공원 쪽으로 크게 난 통창으로 아침 햇살을 받으며 식사를 하는 기분이 좋다. 봄이나 가을에는 야외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커피를 한잔 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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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브런치는 10시부터 시작하는데 예약이 되지 않아 11시가 넘지 않게 도착해야 대기하지 않는다. 주말에만 브런치 추천메뉴를 제공하는데 팬케이크, 오믈렛, 스파게티 뿐 아니라 이집만의 독특한 프랑스 요리들과 타르트와 바게트 샌드위치를 만날 수 있다.
오믈렛은 1만 7천원, 스파게트는 1만 9천원부터 2만 4천원까지 가격대가 그리 가볍지 않다. 샌드위치나 파니니는 8천원에서 1만 4천원까지인데 포장할 경우 5,000원을 인하해주니 참고. 특히 눈을 먼저 자극하는 타르트와 에클레흐, 밀페유와 같은 이집만의 디저트 메뉴를 주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먹어 본 요리 중 훈제연어감자 갈레뜨는 치즈와 햄을 넣어 싼 밀전병 같은 거 위에 계란 후라이를 얹은 것이 푸짐하다. 오믈렛 상피농에는 버섯과 치즈가 듬뿍 들어 있고 가니쉬로 튀긴 감자와 샐러드가 곁들여져 포만감이 든다. 바질 페스토와 새우, 가지, 아스파라거스가 듬뿍 들어간 매콤한 맛의 스파게티 오 피스투 푸르방살은 아들이 좋아하는 메뉴다. 주중에는 5,000원을 추가하면 런치 세트로 커피와 샐러드가 제공되는데 주말에는 이마저도 없어 따로 커피를 주문해야한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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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3. 신선한 유기농 샌드위치 브런치 카페, 롱브레드
여의도 백화점 맞은편 화재보험빌딩의 1층 오른쪽 귀퉁에에 자리한 <롱 브레드>는 외관이 마치 유럽의 어느 노천카페처럼 꾸며놓았다. 오가며 그냥 작은 카페려니 했는데 막상 들어서보니 컨셉이 유기농 샌드위치와 신선한 샐러드, 스프, 청포도 쥬스 등을 팔고 있는 어엿한 브런치 레스토랑이다. 햇볕을 가리는 긴 차양이 마련되어 있어 봄이나 여름에는 야외에서 친구들과 브런치를 즐겨도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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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역에 본점이 있는 샌드위치 카페 <롱 브레드>는 신선한 제철 재료를 사용한 샌드위치와 파니니, 샐러드를 부담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매일 그날의 스프가 달라지는데 브로콜리 스프나 옥수수 스프 등이 좋다. 안으로 들어서면 가운데 롱 테이블이 있고 안쪽으로 2인용 4인용 테이블이 벽에 붙여 여러개가 놓여있고 창가로도 햇살이 잘 드는 자리가 서너개 놓여있다.
이곳은 건강식, 슬로우푸드를 지향하는 곳으로 유기농 채소에 유기농 토마토, 유기농 계란을 사용해 푸짐하고 맛있다. 식재료의 질을 강조하는 곳이라 모든 메뉴가 건강하고 신선하고 청결하다. 파니니, 샌드위치, 스프와 샐러드, 음료 등의 구성으로 이 중 롱브레드 샌드위치를 대표 메뉴로 꼽힌다. 베이컨, 계란, 토마토가 들어간 시골스타일의 샌드위치인데 최고 품질의 토마토와 계란을 사용한다는 자부심이 크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시지를 넣은 롱브레드 샌드위치(9,000원), 리코타 치즈 샐러드(11,000원)도 이곳의 인기 메뉴.
평일은 주로 샐러리맨들을 상대하고, 주말에는 주로 나이가 지긋한 중년과 노년의 어르신들이나 책이나 음악을 듣는 젊은 남자들, 젊은 아이 엄마들이 수다를 즐기는 아지트 같은 분위기라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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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는 아침 7시 30분이면 오픈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10시면 열기 때문에 이른 시간에 브런치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찜해두면 좋겠다. 평일에는 11시 30분에서 1시반까지의 점심 시간만 피하면 1만 5천원 이상 주문 시 배달도 가능하다. 단, 주말에는 7시에 문을 닫는다. 모닝 샌드위치는 3,000~4,000원대인듯하니 오가며 테이크아웃 할 사람들은 참고하시길~ 모든 메뉴 서빙과 그릇 반납까지 셀프로 해야하는 점과 종업원들도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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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4.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2층) 파크카페의 브런치 뷔페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은 가족 단위의 소규모 돌잔치나 친구/직장 동료들과 브런치나 프라이빗 모임을 하기에 한적하고 좋다. 호텔 2층의 파크 카페의 주말 브런치는 입구를 들어서면 오른쪽에 오픈키친과 함께 뷔페로 차려져 있다. 새우, 해산물, 참치 등 차가운 샐러드류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스파클링 무제한 서비스, 즉석에서 바로 조리해주는 스파게티, 메인으로 제공되는 안심 스테이크를 포함한 가격이 6만원으로 가짓수에 비해 착한 가격이다.
보통 그날의 메인 요리로 스테이크가 제공되는데 고기를 즐기지 않는 저로선 절반도 못먹을 정도로 양이 많다. 나는 주로 스파게티와 전채 중심으로 먹다보니 가격 대비 아까운 기분도 든다. 디저트로 준비된 케이크와 미니슈와 쿠키류가 다양하고 크레마가 가득한 갓 뽑은 커피도 훌륭하다. 후식은 요거트와 과일 3종이 준비되어 있다.
- 가격: 6만 5천원 / 예약 : 02-2090-8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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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5. 품격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올라(OLA)
메리어트 호텔 지하 1층의 이탈리언 레스토랑 올라도 주말이면 오전 10시부터 3시까지 브런치 메뉴를 준비했다. 아래 그림처럼 주말에는 팬케이크, 계란요리 등의 브런치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브런치 메뉴에는 파스타 메뉴는 없음, 2만원에 가까운 가격에 커피 별도라는 건 너무 서운함.) 호텔 내에 위치해서 더 조용하고 맛과 서비스가 고급스러운 기분이 든다. 6인 정도 이용가능한 별실도 많은데 비즈니스 미팅이 많아 평일에는 예약 필수이다. 런치 세트도 가성비가 좋으니 이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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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와 토마토, 아보카도를 얹은 에크 베네딕트가 푸짐하다. 가니쉬로 감자와 샐로드가 같이 나온다. 나는 왜 집에서 하면 에그 베네딕트 모양이 이렇게 안 나오는 건지 ㅠ 바나나를 토핑한 팬케이크도 무려 5장 정도 포개져서 푸짐하게 나온다. 다만 사이드 메뉴가 아무것도 없어 목이 메인다. 셋 중에서 어메리칸 스타일의 브런치가 가장 푸짐했다. 검은 호밀빵에 버섯과 스크램블 에그, 소시지와 베이컨, 구운 토마토 등 먹을 것이 풍성하니 요걸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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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6. 엄마의 정성이 깃든 홈페이드 브런치, 카페 마마스
브런치 계의 혜성인 '카페 마마스' 여의도 점은 홈메이드 브런치 메뉴와 샐러드, 샌드위치 그리고 토마토, 딸기, 청포도 생과일 쥬스와 커피가 유명한 곳!이름조차 엄마가 만들어주신 음식이라 해서 마마스가 아닌가! 외관은 마치 유럽의 어느 동네 카페같은 소박한 분위기이다. 다른 지점은 보통 오픈시간이 10시인데 여의도는 아침 직장인 손님이 많아서 그런지 오전 8시에 문을 연다.
나는 이 집의 리코타 치즈 샐러드와 치즈가 듬뿍 들어간 파니니, 청포도 주스를 좋아한다. '카페 마마스'는 빵, 치즈나 소스 등의 핵심 재료를 직접 만드는 브런치 카페다. 평일에는 늘 사람들로 붐비지만, 주말에는 여의도에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 11시 넘어 들어섰는데도 다른 가게처럼 줄을 서야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한가롭게 브런치 타임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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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가 듬뿐 든 파니니와 샐러드가 이집의 인기 메뉴지만, 갠적으로 나는 감자스프에 엄지 척! 안쪽의 6인용 브런치 수다 테이블을 비롯해서 7개의 테이블의 벽쪽의 1인 석이 준비되어 있는 자그마한 규모이다. 고기가 듬뿍 들어간 필리스테이크 샌드위치와 리코타 치즈 샐러드는 이 집의 대표 메뉴. 이집에서 직접 만든 리코타 치즈에 견과류를 듬뿍 뿌려 빵에 발라 먹으면 깔끔한 맛이 그만이다. 발사믹 올리브 소스를 끼얹어 먹으면 절로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 정도이다.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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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4,500원의 청포도 주스. 다른 가게와 달리 잔여물이 씹히는게 전혀 없고 첨가물 없이 달지 않은 싱싱한 생과일 맛이라 이곳에 들른 사람들은 모두 한번씩 먹어본다는 워너비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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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이태원에서 인기가 높은 수지스가 여의 도지점을 내서 한번 가보았는데 사진을 남기지 못해 소개에서 빠졌다. 나중에 추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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